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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MCP13
Unbend Your Knee FANGIOX-MM01
무릎을 굽혀라.
‘노력’만큼 이미지 세탁을 잘 한 단어도 없을 거다. 노력이란 말은 실상 얼마나 두루뭉술한가? 알고 보면 노력은 간사하고 치사한 놈이다. 반기 들 여지를 안 준다. 노력에 대항하면 의지 없는 사람이 되고, 노력에 충실하면 ‘조금만 더’를 외쳐댄다. 살면서 노력에게 배신당한 적 한 두 번 아닐 텐데 아직 거기 책잡혀 살 이유 없잖은가. #

PRE WINTER OX-MCP12

그 아쉬움의 정도

남자 성비가 다수인 술자리에서 최고의 안주는 족발에 보쌈도 아니고 파전에 막걸리도 아닌 군대 이야기다. 이런저런 다른 얘길 실컷 하다가 결국 각자 군대 얘기하기에 바쁘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선 모두가 가장 고생했고 특급 전사며 앙리를 뛰어넘는 스트라이커다.
갓 스무 살 갑작스레 밀려온 자유를 만끽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지난 1년과 전혀 상반되는 억압을 경험하게 되는 곳. 지난 20년간 들었던 것보다 몇 곱절은 더 많은 욕을 먹고 아무리 머슴밥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곳. 복장과 행동, 언어의 자유가 없으며 발걸음 하나조차 통일 시켜야 하는 곳. 매일 훈련이 아니면 작업, 작업이 아니면 훈련을 하며 일과 종료 후엔 연병장에 집합하여 체력단련을. 아무리 좋아하는 축구도 매일 해서 질리게 만드는 곳이 군대다.
이런 곳에서 전국 비슷한 연령대의 다양한 이들이 모여 같이 고생하고 눈물 썩인 짬밥 먹으며 서로의 퀴퀴한 땀 냄새도 자주 맡다 보니 형제애보다 진하고 끈끈한 전우애가 생기게 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곳에서의 탈출을 꿈꾸지만 모순되게도 탈출한 이후엔 우린 그곳을 매일 같이 떠올린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의 그곳을 떠올리는 이유는 바로 힘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린 지난 힘들었던 기억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줄도 모른다. 나이 많은 어른들께서는 보릿고개를 떠올리고 가족 모임에선 지금처럼 넉넉하지 못했던 기억을 되새긴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던 어머님께를 부른 지오디 역시 지금은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우린 이렇게 당장 힘들었던 기간을 못 견뎌낼 것처럼 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 기억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주말마다 촬영 스케줄이 잡혔다.
날 잘 아는 누군가가 내게 일과 일상을 지나치게 구분한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사실이다. 난 일이 끝나는 순간 누구보다 일로부터 벗어나려 하며 주말은 누구보다 게으르게 보내며 오직 나 자신을 위해 소진한다. 그러나 최근 주말 일이 있고 일을 해야만 했다. 이건 누군가의 강요도 억압도 아닌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말한다면 책이라도 써야 하기에 거두절미하고 모든 일을 마치고 다시 일상이 찾아왔다. 다시 찾아온 일상 속에서 지난 주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의 후회 대신 무언가를 했다는 기억이 몸은 조금 피로할지라도 정신적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 힘든 기간 못 견뎌낼 것 같던 모든 것들이 시간이 지나 오히려 날 안도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기억들은 머릿속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다가 후에 술자리든 어느 자리든 시기적절한 때 갑자기 툭 튀어나올 것이다.
마치 군대 얘기를 하던 것처럼.
언젠가 지금의 고생 또한 우리에게 재밌는 이야기거리, 좋은 술안주가 될 것이다. 그러니 고생 많은 우리 앞으로 조금만 더 고생하도록 하자.
자켓 (22)
TRY AGAIN FANGIOX-P04

그 아쉬움의 정도

잃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우리는, 지켜온 것들을 어느 하나 잃지 않으려 애쓰는 것 같다. 먼지 쌓인 물건들을 집 안에 방치하고, 묵은 감정들을 내면에 간직한다. 묵어서 나는 쉰내에 모른 채 반응하고 태연하게 살아간다. 그것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행동의 수수께끼다. 방 청소와 환기를 주기적으로 하는 우리는, 정작 내가 조성한 생활 주변의 묵은 것들은 치우지 않고 비슷한 사람들과 줄을 맞춰 움직이고 있다.
티셔츠 (37)
Entrance Examination
OX-MCPS04

American Football
OX-MCPS07

Hardness OX-MCPS06

강도와 경도

잃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우리는, 지켜온 것들을 어느 하나 잃지 않으려 애쓰는 것 같다. 먼지 쌓인 물건들을 집 안에 방치하고, 묵은 감정들을 내면에 간직한다. 묵어서 나는 쉰내에 모른 채 반응하고 태연하게 살아간다. 그것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행동의 수수께끼다. 방 청소와 환기를 주기적으로 하는 우리는, 정작 내가 조성한 생활 주변의 묵은 것들은 치우지 않고 비슷한 사람들과 줄을 맞춰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맞춰 가는 줄은 어디로 향하나. 무엇도 잃지 못하고 어깨 위에, 발 밑에 질질 끌고 가는 그 모든 것들, 옆 사람과 줄을 서 있으면 그것들은 하나의 커다란 산맥이 된다. 우리는 해안가로 간다. 우리는 줄을 맞추어 해안가로 가다가, 우리가 짊어진 짐의 높이와 지탱하는 다리 길이의 비가 3:4를 조금 넘어가는 순간 스러지겠지. 파도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스러지려 살아가는 것인가 생각해본다. 누구도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지만, 누구나 스러지기 위해 살아가는 모순.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책을 서점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럴 일은 없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그 책의 후작을 청탁한다면, “스러지는 삶에 관하여”라는 제목을 쓰고 싶다. 버티는 삶의 목적은 스러지는 삶이라 생각하기에.
Until Done

될 때까지의 정의
팬츠 (19)
Downhill
OX-MCPS02

Women's Soccer
OX-MCPS08

Baseball
OX-MCPS09

Surfing
OX-MCPS01

Team
FANGIOX-MP12